아이가 학교에서 핸드폰을 잃어 버렸다. 수업 시간 중에는 모두 핸드폰을 선생님에게 맡기는데, 수업이 끝나고 보니 핸드폰을 보관한 서랍에 내 아이와 아이의 친구 핸드폰만 없어졌다고 한다. 핸드폰은 몇 시간 후에 학교 도서관에서 발견되었는데, 티머니 고리와 케이스는 없어진 상태였다.

아이는 내가 쓰던 아이폰 구형 기종인 3GS를 쓰고 있다. 처음에 마련해 준 이유는 당연히 학교 일정이 끝난 후 연락을 주고 받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막상 핸드폰, 더 정확히는 스마트폰을 사주고 난 후에는 부모와의 연락 기능은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것이 돼버렸다. 주용도는 게임을 하거나 친구들과 카카오톡 메시지를 주고 받는 것이었다. 아이의 평소 핸드폰 사용 습관을 지도하는 것도 필요하고, 이번에 이렇게 분실까지 해보고 나니 이건 애물단지다.

아이의 핸드폰을 잃어버리고 찾기 전까지의 몇 시간 동안, 잃어버린 것을 찾지 못하면 또 어떤 폰을 사줘야하나 궁리하다가 떠오른 아이디어는 이렇다: 통신 기능(전화, 문자)과 그 외의 기능(게임, 카카오톡, 교육용 등)을 분리하는 것이다. 방법은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초저가 핸드폰과 태블릿 PC를 사주는 것이다. 시중의 편의점에서는 이제 스마트폰은 물론 피쳐폰도 팔고 있는데, 가격은 3만원부터 다양하다. 물론 약정 따위는 없다. 또 쓸만한 태블릿 PC로 보이는 구글 넥서스 7은 329,000원(16GB) 또는 애플 아이패드 미니가 379,000원(16GB)이니, 핸드폰과 태블릿 PC 둘을 합쳐봐도 최신 기종의 스마트폰 가격에 훨씬 못 미치는 40만원 안팎이다. 이런 구성으로, 학교에 갈 때는 핸드폰만 가져가고 태블릿 PC는 집에서 학습과 오락에 활용한다면 충분하겠다. 그 정도 가격의 폰이라면 만약 잃어버려도 부담 없고, 태블릿 PC가 있으니 테크놀로지를 활용하는 데도 문제가 없겠다.

초등학교 2학년 아이들은 ‘LTE’이라는 것이 통신 속도와 관련된 것이라는 개념 없이, 단지 그것이 붙으면 최고의 핸드폰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것이 아이들 사이에서 으스댈만한 것이라고 알고 있었다. 그래서 아이에게 그건 단지 통신 속도가 더 빠른 것뿐인데, 아빠도 그런 건 별로 필요 없다고 말해줬다. 자신의 용도에 맞는 폰을 쓰는 것이 더 좋은 것이라고. 잘 이해 못하는 눈치였다. 3G 핸드폰만 써도 구시대의 사람들로 몰아대는 기업들의 마케팅 탓일 것이다.

그러나, 아빠가 워낙 깨끗이 쓴 관계로, 아이의 핸드폰은 여전히 잘 돌아가고 있고, 편의점 초저가 폰+태블릿 PC 선물은 1년 후 쯤에나 다시 생각해야 할 것 같다.

추가(2013.11.7): 요즘 화제인 우체국 알뜰폰도 참고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