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소개하고 싶었던 글로, 제목은 ‘스크린 사용시간을 제한하는 것이 교육적 방법이 아닌 이유‘입니다(“스크린”은 아시다시피 컴퓨터, 스마트폰, TV, 게임기 등을 모두 가리킵니다). 저도 초등학교 2학년인 첫째 아이에게 스크린 사용시간을 하루에 30분씩 두 번, 한 시간으로 정해줬습니다. 올해 스마트폰을 갖게 된 이후에 정한 규칙이죠. 핸드폰을 처음 사용해 보는 아이가 거의 항상 손에 쥔 채로 게임, 메신저 등을 하고 있으니 이런 규칙이라도 없으면 안 되겠다 싶더군요. 그런데 이 글을 읽고 나서 달리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요약해 봅니다.

우리는 아이들이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같은 테크놀로지 기기를 접할 때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그것들을 마치 병균처럼 취급합니다. 접촉을 최소화하려고 하죠. 또는 테크놀로지 기기를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더라도 너무 많이 사용하거나 전혀 사용하지 않으면 위험하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적절한 복용(사용)을 하려고 합니다. 그런데 이것들은 지난 몇 십년 동안 통용되어온 의학적 사고방식의 틀입니다. 디지털 테크놀로지로 많은 변화를 겪고 있는 지금 시대에, 우리 아이들에게 교육적 기반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의학적 패러다임에 의문을 제기하고 선택의 폭을 넓혀야 합니다.

아이들의 건강, 교육과 관련된 주요 기관, 단체들도 기존 의학적 패러다임에 근거하여 안전을 최우선시하고 스크린 사용시간을 제한하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합니다. 대표적으로, 미국소아과학회는 오락용 스크린 사용시간은 하루 1~2시간 이하로 제한해야 하고 두 살 이하의 아이는 스크린 미디어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도록 부모들에게 권고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렇게 기본적으로 테크놀로지에 가까이 가지 못하게 하는 부정적인 방식으로는 우리 아이들이 기술이나 지식을 배울 수 없다는 것입니다. 물론 아이들의 안전과 건강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하는 것은 부모로서 당연하고 그 목표를 버려서는 안 됩니다. 그러나 아이들이 살아갈 “디지털 세상에서 명석한 아이가 되도록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와 같은 질문으로 시작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아이들이 스크린을 사용하는 시간을 재는 것에 초점을 맞추는 대신, “비판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사람, 효과적인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사람, 현재의 세계 속에서 능동적인 시민이 되는데 필요한 탐구하는 습관과 표현하는 기술”을 계발하도록 아이들을 도울 수 있는 다양한 활동과 상호작용을 갖추는 것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토마토 심기 프로젝트와 같이 도움이 되는 성과들이 이미 여럿 나오고 있습니다. [비전을 가지고 테크놀로지와 교육을 통합하는 전문가들은] 스크린 사용시간을 띄엄띄엄 스킬들을 소개하거나 시연하는데 사용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 교사들이 책, 크레용, 스토리텔링을 교육에 통합하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 테크놀로지를 우리가 세계를 탐색하고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도구로서 [교육과] 통합합니다. 결론은, 이 복합적인 교육적 목표를 의학적 모델만을 이용해서는 달성할 수 없고, 아이들을 위한 최선의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여기까지가 글의 내용입니다. 사실 권위 있는 단체나 전문가의 권고를 받아들이는 것은 쉽습니다. 아무 고민이나 불안 없이 그대로 따라하면 됩니다. 아이의 저항이 있어도 믿을만한 근거가 있는 강요이기 때문에 계속 밀어 붙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더 나은 방향을 찾기 시작하면, 공부해야 할 것도 많아지고 아이와도 더 많은 대화를 해야합니다. 제 아이가 얼마 전에 인터넷 카페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방과후학교 생명과학 시간에 분양 받은 기니피그를 애지중지하며 키우고 있는데, 기니피그에 대한 더 많은 정보가 필요하다며 열심히 웹서핑을 하며 정보를 수집하더니 급기야 카페의 세계에 발을 들였습니다. 그림 그리기에 나름 자신 있는 아이는 가니(기니피그 이름)를 그려 올리고, 찬사로 가득찬 댓글에 잔뜩 고무된 모양입니다. 아이가 자신의 관심사를, 자신의 표현수단으로, 다른 사람들과 커뮤니케이션하는 모습을 보며 스크린 사용시간을 기계적으로 제한하는 것이 정답은 아니라는 생각이 굳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다, 하루에 어느 정도의 시간을 컴퓨터 앞에 앉아 카페 활동을 하게 하고 스마트폰으로 게임하는 것을 허용하도록 할 것인지에 다시 걱정이 미치면, 여전히 ‘의학적 패러다임’에 생각이 묶여있는 것을 느낍니다. 역시나 좀 더 교육적이고 정교한, 미래에서 살아갈 아이들에게 적합한 패러다임을 부모 스스로가 고민하고 공부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공부하는 가족이 2014년에 힘쓸 일입니다.

가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