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이 대중에게 소개되던 초기에는 이상주의자들의 목소리가 높았다. 인터넷이라는 ‘공간’을 기존 현실의 법과 질서가 통용되지 않는, 새로운 자유와 질서의 유토피아로 만들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인터넷은 선, 현실은 악이라는 이분법적 구도였지만, 어쩌면 새로운 세상을 만들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으로 많은 이들이 동조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불가능한 희망이었고 최소한 영리하지도 못했다. 이제 인터넷은 더 영리한 자들이 차지하고 있다. 단적인 예로, 전세계 수십억명이 페이스북을 쓰고 있다. 최고경영자인 마크 저커버그가 뭔가를 결정하면 영향이 전세계 사람들에게 미치고 그 결과 엄청난 돈을 벌어들인다. 애초부터 인터넷은 현실과 분리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모바일, 인터넷을 포함한 디지털 기술이 일상에 끼치는 영향은 꾸준히 커지고 있다. 제대로 이해하고 사용하지 않으면 변화에 휘둘릴 뿐인데, 그 원리와 활용을 익힐 수 있는 과정이 ‘디지털 리터러시’다. 단지 페이스북이나 앱을 사용할 줄 아는 것에 그치는 게 아니다.

인터넷을 탐색하고, 만들고, 연결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다. 세계적으로 다양한 학습과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는데, 구체적 내용은 인터넷 오픈소스 비영리단체인 모질라재단에서 만든 ‘웹 리터러시 지도’(Web Literacy Map) ((최신 버전은 1.1이고, 1.0의 한글 번역은 여기))를 참고할 수 있다.

이 지도는 웹에 초점을 맞춰 만들어지긴 했지만 디지털 리터러시의 기초로 훌륭하다. 우선 ‘탐색’ 분야에서 배워야 할 것은 웹브라우저 사용하기, 웹 구성에 대한 이해, 검색엔진 사용하기, 수집한 정보에 대해 비판적으로 평가하기, 시스템·개인정보·콘텐츠 보안에 대한 것이다. ‘만들기’에 대해서는 기본 웹문서양식(HTML)을 이용해 링크를 걸고 동영상 등의 미디어를 웹페이지에 삽입하는 등 기본적인 웹 콘텐츠 제작, 기존 웹 자료로 새로운 것 만들기, 효과적 커뮤니케이션, 간단한 프로그래밍 언어로 상호작용 기능 만들기, 인터넷의 기술적 구조 이해 등을 배운다.

마지막으로 ‘연결’에서는 웹 커뮤니티에 참여하고 문화 이해하기, 개인정보를 온라인에 공유했을 때의 결과 검토하기, 저작권 공유, 오픈소스 프로젝트 등을 배운다. 이것만 봐도 디지털 리터러시가 아이들만을 위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한겨레] 디지털 리터러시의 중요성 (2015.4.7)